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1월 마지막 주에 뇌종양 수술을 한 사람입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뇌에 종양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뇌종양에 대한 정보와 수술후기를 미친듯이 검색해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고 힘을 많이 얻어서 저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뇌종양 조직검사 결과를 일기로 적어놓은 것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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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2주 뒤인 2월 17일 조직검사결과를 듣는 날이다. 사실 개두술 이후 가장 많이 울었던 이유가 조직검사 결과를 듣는 것이 무척이나 떨렸기 때문이다. 정말 모 아니면 도였다. 악성이냐 양성이냐.. 결론부터 말하자면 양성종양이다. 남아있는 종양을 추가치료로 제거 안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추가치료라하면 항암이나 방사선치료를 통해서 없애는 것이다. 나는 아무한테도 말하진 않았지만 악성종양이고 추가적인 치료를 했어야 했다면 안한다고 했을 것 같다. 수술 받고 너무 힘들었어서 더이상 힘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성종양이기에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나 다행이었다. 의사쌤은 주기적으로 mri검사를 통해서 확인해보자고 하셨다. 따라서 나는 두달 뒤 mri검사가 예정되어 있고 이제는 재활에만 힘쓰면 된다. 20일인 오늘 아침먹고 공기놀이 5탄에서 5개를 다 집기도 했다. 1kg 아령으로 힘도 기르고 있다. 확실히 초반보다는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다.
수술 후 종양간이검사에서 의사쌤은 수모세포종이라는 악성종양으로 보인다고 했다. 검사결과가 나와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는 했지만 진짜 결과 듣기 전 엄마와 나는 서로 말은 안했지만 계속 안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엄마는 조직검사결과 듣기 전 계속해서 나한테 요즘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하는 것 최신식으로 잘 되어있고 환자 개인한테 잘맞춰져 있고 부작용도 많이 없다고 너무 걱정안해도 된다고 날마다 말해줬다. 나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다. 나는 추가치료를 생각안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빠가 연차를 내고 아빠랑 둘이만 갔다. 엄마는 가기 싫다고 했다. 결과를 들어도 전화해서 알려주지 말고 집에 와서 직접 말하라고 했다. 알겠다고 하고 둘이서 긴 여정을 떠났다. 듣고 싶지 않지만 들으러 가야하는 기분이 너무 묘했다. 원래 1시간 걸리는데 조금 막혀서 1시간 20분 정도 걸린듯 하다. 병원에 거의 도착했을때즈음 아빠한테 검사결과 좋게 나오겠죠~ 라고 말했는데 아빠가 걱정하지 말랬다. 서로 쿨한척했다. 그러고나서 무섭고 두려워서 진짜 엄청 서럽게 울었다. 아빠 앞에서 운 건 처음인 것 같다. 아빠도 울면서 계속 걱정하지 말라그랬다. 나도 아빠 우는 모습 보는건 처음이었다. 사실 보진 못했다. 훌쩍거리는 소리만 들었다.
병원에 도착해서 우선 안과에서 눈 검사를 받았다. 복시가 아직 심하다고 했고, 수술한지 얼마 안되어서 뭐 때문에 복시가 심한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어떤 명확한 검사결과를 듣지는 못했고 시간이 좀 더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두달 뒤에 다시오라고 했다. 이것저것 물어본 것 같은데 아직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는 없다고 계속 들었던 것 같다.
조직검사결과 듣는 건 오후 두시반 이었고 한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서 아빠랑 차안에서 김밥이랑 커피 먹었다. 시간이 느린듯 엄청 빨리 갔다. 검사결과가 내심 궁금했나보다. 드디어 검사결과 들으러 신경외과로 갔고 2시쯤 가서 계속 기다렸다. 하지만 진료시간이 계속 지연되어 실제로 들어간건 2:50분 쯤 이었다. 오른 쪽 팔에 감각이 많이 떨어져서 기다리면서 아빠가 계속 팔을 주물러줬다. 아프면서도 시원했다. 우리 전 차례가 끝나서 나오고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는데 꽤나 오랫동안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결과를 지금 분석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체감상 한 5분 뒤에 내 이름이 불렸고 재빠르게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의사쌤이 결과에 대해 얘기해줬다. 조직검사결과 맥락총유두종이고 1등급(1등급이 젤 착한 애, 밑으로 내려갈수록 나쁜애) 이어서 추가치료를 하지않고 주기적으로 종양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하자고 하셨다. 진짜 두손모으고 쌤한테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고나서 설명을 계속 이어가셨다. 사실 치료 더 안해도 된다는 사실에 좋아서 뭐라고 하셨는지 기억이 잘 나지는 않는다. 간이검사에서는 나빠보였는데 다행히도 양성이라고 했던것만 기억난다. 결과를 브리핑해주시고 나의 불편사항에 대해서 물어봤다. 내가 그동안 느꼈던 불편함을 적어가서 다 물어봤고 대부분의 모든 대답은 시간이 지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병원에서 있을때보다 계속 나아지는 모습인거 같아서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더 괜찮아질거라고 말씀하셨다. 가장 걱정이었던 부분인 수술부위가 물렁하다는 것이었는데 한번 보시고 괜찮다고는 하셨는데 사실 이건 아직도 걱정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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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말 안하면 모를정도로 정말 많이 좋아졌습니다. 저는 세상에서 제가 제일 건강한 사람인 줄 알았고, 술도 좋아하고 운동하는 것도 좋아했습니다. 이제는 모든 걸 조심하면서 살고 있지만 그래도 좋아진 지금을 보며 저에게 제 2의삶이 주어졌다고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같은 방을 쓰던 분들과 나눴던 말 중에서 우스갯소리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를 썼었는데 이게 제 인생문장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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